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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진정한 성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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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길 < 바이네르 대표 polomanias@naver.com >어린 시절 무척이나 가난했던 나는 ‘언제쯤 배부르게 살아보나’란 생각을 많이 했다.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구두 기술을 배운 것도 기술을 익히면 평생 먹고사는 데 걱정이 없을 것이라는 주변의 권유 때문이었다.

잘 다니던 구두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면서도 힘든 일이 많았다. 명절을 앞두고 직원 월급과 명절 떡값을 주고 나면 정작 내 지갑은 텅텅 비어 고향에 가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사업이 안정되고 직원 월급, 성과급, 세금 등 회사 자금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이러다 나도 성공하는 것 아냐’란 생각이 들었다. 나이 마흔을 넘어서부터는 ‘과연 성공이란 무엇일까’란 주제를 자주 떠올렸다. ‘성공’을 정의하기 위해 3년가량 많은 사람에게 질문도 하고 답을 찾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주머니에 돈이 없었지만 이제는 먹고살 만하니 성공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주머니에 돈만 들어찼다고 성공은 아닐 것이다. 골똘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어느 정도 결론을 내렸다. 바로 ‘행복하게 살면서, 존경도 받는 삶’이다.

성공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나니 ‘행복하게 살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란 고민이 생겼다. ‘행복지수 1등인 회사를 추구하려면?’ 또는 ‘어떻게 하면 존경을 받을 수 있나?’ 등의 생각으로 이어졌다.

성공의 정의를 나름대로 내린 뒤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어르신들을 위한 효도잔치,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군인들을 위한 해외여행 후원, 지역사회를 위한 기부와 봉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왔다.

19세기 미국의 카네기는 가난이라는 역경을 극복하고 성실과 근면의 철강왕으로 성공한 인물이다. 그는 “부자인 채로 죽는 것만큼 치욕적인 인생은 없다”는 말을 남기며 평생 모은 천문학적 재산의 90% 가까이를 죽기 전 기부했다. 오늘날 카네기재단과 카네기홀이 그가 남긴 대표적인 유산이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2015년 거액을 기부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내 딸이 더욱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내 딸에게 유산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세상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또 세상에 여러 가지를 기여하게 된다. 내가 받은 것보다 남에게 주는 것이 크면 클수록 행복지수가 높아지지 않을까. ‘행복하게 살면서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기여하고, 존경받으며 사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에 가까운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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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평등 경제학 대가 글렌 라우리 교수
일자리 만들 사람에 몰수적 세금
과거에도 해봤지만 실패한 실험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장만 교란
임금보조금제가 고용에 더 도움

한국 자사고 폐지는 모두가 손해
미국도 우수 학생들은 따로 관리
      
                글렌 라우리 교수는 ’‘정의 실현’ 같은 구호가 아닌, 가난한 사람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록 기자                      
                        
        여기 한 흑인이 있다. 미국 시카고의 낙후된 지역 사우스 사이드에서 홀어머니와 유년 시절을 보냈다.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이 일어나기도 전, 백인과 흑인이 화장실을 따로 쓰던 시절이었다.  
      
   온갖 차별에도 그는 열심히 공부했고 1982년 33세의 나이로 하버드대 경제학과 역사상 첫 흑인 종신교수로 임용됐다. 글렌 라우리(71) 현 브라운대 교수 얘기다. 그는 경제학 이론을 활용해 편견·차별·불평등 문제를 평생 연구해 온 대가다.  
      
   라우리 교수는 ‘정체성 선택(identity choice)’ 이론으로 유명하다. 이 이론은 종족·언어·종교·연고지 등으로 차별받는 집단에 속한 사람이 주류의 정체성을 선택하는 방법으로 자신에게 고착된 나쁜 이미지를 탈피해 결과적으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8~9일 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 참석차 방한한 그를 대회가 열린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만났다.  
      
  

Q : 당신의 ‘정체성 선택’ 이론은 이른바 잘 나가는 사람에겐 좋겠지만 뒤처진 사람에겐 안 좋은 일일 것 같다.
  
A : “흑인·재일교포 등 과도하게 낙인찍힌(stigmatized) 그룹에 속해 있다면 주류 그룹에 동화하는 게 효율의 관점에서 볼 때 긍정적이다. 적어도 능력 있는 소수에겐 말이다. 흑인이 주류사회에 편입하고 재일교포가 일본으로 귀화하면 ‘배신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겠지만 그 개인으로서는 풍요로워지고, 불평등이 줄었다고 볼 수도 있다.”
      
  

Q : 그럼 낙오되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어떡하나.
  
A :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책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사람이 무슨 인종, 무슨 그룹 소속이냐 하는 것으로 나눈 정책이 아니라 오로지 그 사람이 가난하기 때문에 지원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미국에는 가난한 백인도 많다. 많은 정책 수단이 있다. 교육이 그 첫 번째다. 부자 부모를 뒀다는 이유만으로 그 아이가 좋은 교육을 받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의료 지원, 직업 훈련, 임대주택 확충 등이 다 중요하다.”
      
  

Q : 당신은 흑인 지도자들을 비롯해 미국 민주당에 비판적이다.
  
A : “민주당 대선후보들이 부유세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최악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고용과 부를 창출하는 사람들에게 몰수적 세금을 부과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이 나라를 등지게 하는 것이다. 그런다고 서민 삶이 나아지지도 않는다. ‘정의 실현’ 같은 구호만 남을 뿐이다. 이런 사회주의적 실험을 우리는 과거에 해봤고, 또 실패했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안다. 한국이 좋은 사례다. 집단 통제 경제체제를 한 곳(북한)과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한 곳(한국) 중 어디가 더 잘살게 됐는지 모두가 다 안다.”
      
  

Q : 한국에선 최저임금을 올렸더니 소상공인들이 힘들어한다
  
A : “최저임금은 지지하지 않는다. 노동시장에서 자원 배분을 교란시키기 때문이다. (노동 수요를 줄여) 취직할 수 있는 사람을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나는 임금보조금(wage subsidies) 제도를 선호한다. 고용주가 직원 고용하기를 꺼리게 해서는 곤란하다.”
      
  

Q : 당신은 아시아계 학생들이 하버드대가 선발과정에서 역차별했다는 소송에서 아시아계 학생들 편을 들었다.
  
A : “아시아계 미국인의 성공은 그들뿐 아니라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공이다. 하버드대 측은 ‘성적만 보는 게 아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시안 중에서도 낮은 성적, 높은 리더십 스킬을 가진 학생이 있을 수 있고, 흑인 중에서도 높은 성적, 낮은 리더십 스킬을 가진 학생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전자가 합격하고, 후자가 불합격하는 경우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버드대의 설명은 변명에 불과하다.”
      
  

Q : 한국에선 자사고 폐지가 진행 중이다.
  
A : “미국에도 영재학교가 있고, 대학과목 선이수제(Advanced Placement) 시험이 있어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따로 관리한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를 없앤다고 하면 그들과 학부모들은 그런 학교가 있는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고 싶을 것이다. 또 공교육 대신 사교육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 우등생 열등생을 모두 한 교실에 묶어두고 싶은 정책적인 욕구를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우등생의 발을 묶어 못 달리게 하는 건 합리적인 정책은 아니다.”
      
  

Q : 한국경제에 조언한다면.
  
A : “7년 만에 다시 한국에 와서 기쁘다. 늘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특히 자유로운 경제 활력이 이렇게 발전과 번영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이런 업적을 부자들에게 세금을 매기는 방법으로 성취하지 않았다.”
      
  
글렌 라우리 교수
1948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 노스웨스턴대를 졸업한 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2년 하버드대 경제학과 최초의 흑인 종신교수로 임용됐다. 이후 케네디 공공정책대학원, 보스턴대를 거쳐 현재 브라운대 경제학과에서 연구하고 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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